메인콘텐츠 바로가기

당신과 나

전천호 3 3,604 2007.06.23 09:43
 

당신과 나


난 원생으로써 복지시설에서 생활훈련을 받아야하는 사람이고

당신은 당신의 가정이나 당신이 원하는 곳에서 살 수 있는 사람.


난 친하지도 않은 여섯 또는 일곱 명의 사람들과

한 방에서 생활을 해야 하는 사람이고

당신은 혼자 살고 싶다고 독방을 쓰기도 하고,

때론 함께 살고 싶은 친구들이 있는 곳으로 이사를 갈 수 있는 사람.


내가 내 주장을 하면 공격적인 사람이고,

당신이 하면 자기 주장이 뚜렷한 사람.

내가 하면 치료레크레이션이 되고, 당신이 하면 여가활동이라네.

내가 하면 문제행동이고,

당신이 하면 버릇이 조금 없는 사람이거나 자유분방한 사람이겠지?


내가 다른 사람들을 만나 시간을 보내면 사회성 훈련 프로그램이고,

당신이 이성 친구를 만나 시간을 보내면 데이트라고 하네.


내가 버스정류소에서 우연히 만난 예쁜 여자에게 말을 걸면

선생님에게 주의를 받아야 하는데,

그런데 당신은 당신의 아내를 출근길 만원 지하철에서

처음 만난 인연으로 결혼을 했다네.


담당 사회복지사, 심리치료사, 작업치료사, 물리치료사 선생님들은

내가 변화되어야 하는 정도를 목표로 세워두지만

당신은 인생의 목표를 세워 놓고도 단 한번도 실천한 적이 없다네.


나에 대한 이야기를 적어 놓은 생활기록, 의무기록 등

수 많은 기록들이 있지만

그것은 나 말고 다른 선생님들만 보는 것이고 나는 내용도 모른다네

그러나 당신은 친구가 당신의 일기장을 몰래 훔쳐보았다는 이유로

그 친구와 한 달 동안이나 말을 하지 않았다더군...



                 - 영국의 한 권익옹호 기관의 소식지에서...-

 

Comments

손명하 2007.06.24 21:10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글이네요..우리도 한번 돌아봐야 할듯..
김기연 2007.06.25 09:06
손팀장님 동감입니다.!
행복지킴이 2007.06.25 22:22
참.. 찡하네요.. 다시 돌아보게 되네요..... 강추 합니다..... 내가 뽀나스 받으면... 맛난거 쏘니더.. 알죠... 과자..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