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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낌 없이 주는 나무

강기철 1 1,823 2005.07.02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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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는 싱그러움을
여름에는 시원한 그늘을
가을에는 탐스러운 열매를
겨울에는 넉넉한 땔감을
건네주고 싶었다

새벽이면 이슬 모아 촉촉한 아침을
아침이면 산새를 모아 고운 노래를
낮에는 잎을 흔들어 향기로운 바람을
밤이면 편안히 잠들 수 있는 정적을
준비해두고 싶었다

하지만 아낌없이 주는
마음마저 너는 몰랐다

나무는 어디에고 서 있지만
나무는 아무 말도 없지만
너만을 위한 나무가 있다는
사실마저 너는 몰랐다

네가 내 마음을 알게 되어
한방울의 수분이라도
한웅큼의 거름이라도
한번의 햇살이라도
보내줄 수 있었다면
그것만으로 푸르를 수 있었다

꽃을 피워내지도 못하고
내 몸은 타들어 갔다

파내어진다면 나는 장승이 되고 싶다

그리하여 네가 사는 마을
그 어귀에 서서 너를 굽어보고 싶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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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가시고기 2005.07.03 21:28
마음이 아리네요.. 나무보다도 못한 내자신을 생각하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