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감사합니다.
2005년 5월 15일 (일요일)
내가 감당하기조차 아니 부딪치기조차 두려운
감히 엄두조차 내지 못한 일들을 하고 계시는 우리 선생님께
스승의 날을 맞아 감사를 드립니다.
때로는 별 것 아닌 일로 마음이
꽁꽁 얼어 붙었던 긴 시간들을
오늘 만큼은 티 없는 웃음으로 서로를 사랑해 보는 것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가 장애 친구들의 욕구를 알고 있으면서도
내가 진정해야 할 소리와 일들을 알고 있으면서도
주위의 눈치 때문에 하지 못할 때
우리 선생님은 아름다운 사랑으로 그것을 하고 계셨습니다.
내가 남들이 좀 알아주기를 원하고 남들이 사랑해주길 원하고
남들이 칭찬해 주길 바라면서 살아갈 때
우리 선생님들은 자기의 삶보다 자기의 일보다
우리 친구들의 작은 아픔을 위해 살아가고 계셨습니다.
내 자신의 부족함을 감추고 방어하려 할 때
우리 선생님들은 알몸을 드러내는 것 같이
모든 것을 망설임 없이 내 보여 주셨습니다.
내가 얄팍한 계산과 욕심 때문에 고민하고 잠 못 이룰 때
우리 선생님들은 우리 친구들을 위해 무엇을 할까 하는
욕심에 긴 밤을 지새우고 있었습니다.
수많은 세월 속에 늘 제자의 메아리가 없었음에도
외로워하지 않고 슬퍼하지 않고 힘들어하지 않은
선생님의 큰 가슴을
무식한 나에게도 한 편의 시를 쓸 수 있었습니다.
끝내 오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5월이 오면
선생님 고맙습니다 라는 말이 기다려지는 것
또 한 번의 아픔을 감당해야겠지요.
섣불리 말해 버릴 수 없는
사랑이라는 말을
나도 이제 선생님들에게 목이 쉬도록 부르고 싶습니다.
가장 작은 곳에서 가장 큰 것을 위해
눈물 훔치는 선생님의 모습에
세상 살아가는 방법을 알았습니다.
참고 기다리는 것도 배웠습니다.
비록 허물투성이의 삶일지라도
선생님과 함께 할 수 있다면
우리 애명 친구들에게 저도 필요한 선생님이 되겠지요
선생님 고맙다는 말
우리 친구들을 대신해서 드리며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우리 친구들이 선생님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아 드릴
그 날 까지 기도하면서 살아가려 합니다.
선생님 정말 감사합니다.
스승의 날에 부쳐